2017년 3월 29일 수요일

자음과 모음의 어원

'자음'과 '모음'의 어원에 대하여.

자음은 한자로 子音, 즉 아들 소리, 모음은 母音, 즉 어머니 소리라고 씁니다. 
이런 이름의 어원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영어로 자음과 모음은 consonant와 vowel입니다. 
유독 우리말에서만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비유적인 이름이 붙이 연유가 무엇일까요?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여러 친구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조사를 해왔습니다.
여러 친구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조사해 왔습니다.

1. 자음은 혼자 소리날 수 없고, 모음은 혼자 소리날 수 있다. 이 관계가 마치 아이와 어머니의 관계와 닮아 있기 때문에, 이를 따서 각 소리를 자음과 모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궁금한 것은, 누가 언제부터 이런 이름을 사용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훈민정음에서는 자음을 닿소리로, 모음은 홀소리라고 불렀습니다.
자음과 모음이라는 용어는 누가 언제부터 쓴 것일까요?

한 친구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왔습니다.

2. 1527년에 나온 한자학습서인 훈몽자회라는 책에서 자음과 모음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자음과 모음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 16세기에 만들어진 것일까요?
그런데 일본에서도 똑같이 자음과 모음이라는 용어를 쓰거든요. 
(중국은 자음과 모음을 각기 輔音, 元音 즉 보음과 원음이라고 다르게 부릅니다.)
조선에서 만들어진 용어가 일본으로 전파된 것일까요?

이에 훈몽자회에 대해서 더 찾아보았습니다.
훈몽자회라는 책에서는 한글 자음과 모음 각각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ㄱ을 '기역'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책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훈민정음에서는 ㄱ이라는 글자에 딱히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훈몽자회에서도 ㄱ,ㄴ,ㄷ,ㄹ 등을 '자음'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훈민정음 때와 마찬가지로 '초성' 또는 '종성'이라고 불렀어요.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자음'과 '모음'이라는 말은 언제 누가 만들어서 쓰기 시작한 것일까요?
웹에서 일본어로 검색하자 三省堂 大辞林라는 사전에 관련 정보가 있었습니다.

'자음 '을 검색하자 나온 내용이 다음과 같습니다.
言語音の分類の一。発音に際して発音器官のどこかで閉鎖,摩擦・せばめなど,呼気の妨げがある音。声帯の振動を伴うか否かにより,有声子音(g, z, d, b など)と無声子音(k, s, t, p など)に分けられる。父音。しおん。 〔西周(にしあまね)の「百学連環」(1870~71年)で英語 consonants の訳語とされた〕 ↔️ 母音
앞부분은 '자음'의 정의이고요. 마지막 부분만 번역하자면 '자음'이라는 말은
니시 아마네가 책 「백학연환 '(1870~71년)에서 영어 consonants의 번역어로 처음 썼다고 하네요.

우리말에 있는 한자어 용어, 개념어 상당수는 일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서양 근대 문물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번역어가 우리말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것이지요.
자음과 모음이라는 용어도 마찬가지 경로를 거쳐서 우리말에 정착한 모양입니다.

이상 흥미진진 호기심 해결 과정이었습니다! : )

+ 덧붙임.
니시 아마네라는 사람은 '자음'과 '모음' 외에도 수많은 번역어를 만들어 정착시켰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많이 쓰는 '시간, 철학, 긍정, 부정, 원리, 현상' 등도 그가 만든 말이래요.
그밖에도 많습니다. 궁금한 사람은 아래 링크를 구경하세요.
링크는 한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http://m.blog.naver.com/mohk1/90000271529